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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 롤모델 이야기/발명가형 위인 롤모델

아서 프라이 - '포스트잇'으로 발명은 '발상의 전환'임을 보여주다

by 백패커 소크라테스 2025.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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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프라이

(1931~      )

포스트잇을 상용화한 아서 프라이

 

포스트잇 : 스펜서 실버와 아서 프라이의 합작품

 

포스트잇에는 단순한 메모지 이상의 의미가 있다.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고 여러 번 재사용이 가능한 점 등으로 인해, 노트 필기와 중요 부분 표시, 업무 관리와 아이디어 정리에 필수품으로 활용한다. 협업에서도 너무나 중요한 도구인 포스트잇은 오늘날 사무용품 중 빠질 수 없는 필수 아이템이다.

 

그런데 포스트잇은 실패한 발명을 대성공으로 이끈 전화위복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포스트잇을 발명한 사람이 아서 프라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서 프라이는 포스트잇의 발명가가 아니다. 그런데 아서 프라이가 이렇게 알려진 경위를 먼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엄밀히 말해 포스트잇의 근간인 접착력이 부족한 접착제이기에 실패한 발명인 접착제는 아서 프라이의 발명품이 아니라 동료 스펜서 실버(Spencer Silver)의 발명품이다. 스펜서 실버는 분자 변형을 통해 새로운 접착제를 개발했다. 그리고 이는 실패한 것이 아니라 의도한 것이었다. 그의 의도는 일시적으로만 붙는 접착제가 어디엔가 필요하지 않겠는가하는 것이었다. 실버의 의도대로 발명된 접착제였기 때문에 실수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계획된 결과였다.

 

그러나 그러한 접착제가 어디에 쓰일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회사는 이 접착제가 상업적으로 쓸모없다고 판단해 5년간 방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서 프라이는 그 접착제를 이용해 책갈피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프라이는 퇴근 후 교회에서 성가대 활동을 했는데, 그날 부를 성가를 표시한 책갈피가 자주 떨어져 불편함을 느꼈다. 그래서 종이에 실버가 발명한 접착제를 활용해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책갈피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다. 이 발상의 전환이 포스트잇의 시작이었다.

 

 

아서 프라이의 일대기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아서 프라이는 1931년 미국 미네소타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뛰어나 자투리 목재로 썰매를 만들며 창의력을 키웠다. 시골 학교를 다녔지만 학업 성적이 우수했고, 1950년 미네소타대 화학공학과에 진학했다. 1953, 졸업을 앞두고 3M에 입사해 신제품 개발부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3M의 사내기업가제도

 

아서 프라이가 일한 3M에는 '사내기업가제도'와 ‘15% 이 있다. 15% 룰은 모든 직원이 자신의 근무시간 중 15%를 본업 외 창의적 프로젝트에 쓸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상사의 허락 없이도 새로운 아이디어 실험이 가능하며, 실패한 아이디어에도 아낌없이 지원한다. 실제로 3M은 예산 배정을 받지 못한 아이디어에도 제너시스 프로그램이라는 별도 지원금을 제공한다.

 

사내기업가제도는 아이디어를 낸 직원이 자발적으로 동료를 모집해 팀을 꾸리고, 정식 사업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상사의 지시가 아니라 개인의 의지와 자발성이 중시된다. 3M미니 컴퍼니라 불리는 소규모 사업팀을 통해 혁신을 장려하며, 성공 시 아이디어 제공자와 팀원 모두에게 인센티브와 승진, 보너스를 제공한다.

 

 

 

 

이런 제도 덕분에 포스트잇뿐 아니라 수많은 혁신 제품이 3M에서 탄생했다. 사내 벤처에서 시작된 신규 사업들이 3M의 지속적 성장과 수익 신장의 주축이 되고 있다. 실제로 3M의 주요 사업부 상당수가 사내창업제도에서 출발했다.

 

프라이는 실버와 협력해 포스트잇 시제품을 만들고, 회사 내부에서 비서직 직원들에게 배포해 반응을 확인했다. 모두가 유용하다고 답했지만, 초기에는 마케팅 부서에서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프라이는 대기업 비서들에게 견본품을 배포하는 전략을 세웠다. 비서들의 주문이 급증하면서 3M은 본격적으로 포스트잇을 출시했고, 3년 만에 미국 전역, 이후 전 세계로 확산됐다.

 

3M의 사내기업가제도와 혁신 문화는 단순히 한두 개의 성공 사례에 그치지 않는다. 3M은 직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최대한 존중하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풍토를 조성한다. 이로 인해 실패한 발명조차도 새로운 성공의 씨앗이 되고, 직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실현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3M의 이런 제도는 직원 동기부여와 장기적 성장, 그리고 회사의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포스트잇의 사례는 사내기업가제도가 얼마나 강력한 혁신의 촉진제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회사가 직원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실패를 포용하며, 자율적 실험을 장려할 때, 그 조직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3M의 성장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 결과는 잘 알려져 있다. AP 통신이 20세기 10대 히트 상품을 발표했는데, ‘종이 클립’, ‘지퍼등과 함께 프라이가 발명한 포스트잇도 그 안에 포함되었다.

 

모든 도구는 사람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도구라도 누구의 손에 쥐어지느냐에 따라 활용 방식이 천차만별이 된다. 예를 들어 최고 사양의 데스크탑 컴퓨터가 책상에 있어도 어떤 사람은 게임만 하거나 어떤 사람은 문서 작업만 한다면, 그 사람들에게 최고 사양의 컴퓨터는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셈이다. ‘현재의 필요에만 갇혀 있고, 익숙한 길로만 가려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것이 다가오기 어렵다.

 

 

스캠퍼(SCAMPER) 기법

 

 

발상법 중 스캠퍼(SCAMPER) 기법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체(S)’, ‘결합(C)’, ‘적용(A)’, ‘수정(M)’, ‘용도 변경(P)’, ‘제거(E)’, ‘뒤집기, 재배열하기(R)’ 등으로 새로운 발상을 돕는 체크리스트다. 예를 들어 ‘hello’‘olleh’로 뒤집는 인상적인 아이디어는 스캠퍼 기법 중 뒤집기에 해당한다. 스캠퍼 기법을 머릿속에 새기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 이 체크리스트를 활용해보길 권한다.

 

프라이 역시 실버의 접착제와 메모지를 결합(Combine)’해 포스트잇을 만들었다. 눈앞에 있는 모든 사물이나 인간관계 등이 이대로인 게 최선인가, 더 개선될 점은 없는가 하는 집요한 관찰과 관심이 새로운 발상과 효율적 해결책을 낳는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프라이는 처음 포스트잇 시제품을 만들어 상사에게 서류를 제출하며 포스트잇에 질문을 적어 올렸다. 상사는 포스트잇에 자신의 의견을 적어 보내주었다. 원본 서류를 보존하면서 이렇게 피드백을 할 수 있는 기능까지 사람들의 효율성에 대한 욕구를 잘 충족시키는 수단이 되었다. 사람들은 효율적으로 일하고자 한다. 그러나 생각의 속도는 빛의 속도로 흘러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생각을 메모해둬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기존의 메모지는 메모의 기능은 할 수 있지만, 메모한 일들의 연관성을 설정하거나 순서를 조정하려면 다른 귀찮은 조치가 필요하다. 귀찮은 것을 하나라도 줄이면 일상이 그만큼 편해지고, 비축된 에너지를 다른 생산적인 데 쓸 수 있다.

 

 

포스트잇은 발상의 전환의 결과이자 발상의 전환의 촉진제

 

 

스마트하게 일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늘 생각하면서 일한다는 뜻이라고 본다. ‘노마드라는 말이 있다. ‘유목민을 뜻한다. 만약 농경 사회의 사람들처럼 일정한 거주지에서 주기적인 일을 하고 있다면 포스트잇은 그리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노마드적인 삶, 즉 유목민처럼 떠도는 현대인은 매일 새로운 약속이 생기고, 기억해야 할 일이 생기고, 새로운 인간관계가 생기고, 끊임없이 새로 해결해야 할 일이 생긴다. 노마드의 시대에 포스트잇과 같은 효율성의 도구가 필요하다.

 

생각하면서 일하는 시대’, 즉 일하면서 새로운 발상이 필요한 시대다. 흔히 지식 산업이라고 부르는 영역은 생각하는 것이 곧 생산력인 상황이다. 지식과 아이디어를 잘 관리해 또 다른 아이디어의 원천으로 삼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졌다. 요즘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아이디어 관리 수단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기기간 공유 기능을 적극 활용해 스마트폰, 태블릿 PC, 노트북 등 어떤 기기로도 자신이 비축한 아이디어 원천에 언제든 접속해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는 도구를 잘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의 효율이 중시되는 이유는 나쁘게 생각하면 직원에게서 최대한의 에너지를 짜내려는 데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면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 이왕 일을 한다면 이렇게 생각하기보다는 효율성이 나에게 무엇이 좋은가를 고민하는 것이 낫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에너지를 덜 쓰고 싶어하는 존재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귀찮은 것을 줄이고 싶어한다. 수많은 약어들이 그래서 생겼다. 인터넷 은어이긴 하지만 사진이라고 말하기보다 이라고 말하고, ‘별 걸 다 줄인다별다줄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업무의 효율성은 에너지 소비를 줄여준다. 이미 효율적인 방법을 아는 사람에게 기존의 방식은 낭비로 보인다. 세상이 더 복잡해지고, 업무에서 여러 전공과 개성을 가진 사람들 간의 협업이 강조될수록 효율성에 대한 요구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다. 구글 드라이브가 그 예다. 문서, 프레젠테이션, 스프레드시트, 설문, 그림 파일 작성 기능 등을 갖추어 다른 사람과 자료와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효율적 업무 수단이 더욱 필요한 시대다. 융합의 시대가 가속화될수록 효율성은 더욱 중시될 것이다.

 

포스트잇이 각광받은 이유는 단순한 메모 보존 수단에 그치지 않고 생각의 전환’, ‘발상의 전환에 적절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본다. 브레인스토밍 회의나 마인드맵 상황 등에서 포스트잇에 아이디어를 적어 붙여놓고 발상을 이리저리 굴려보는 장면이 익숙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상의 전환을 하려면 발상을 가능하게 할 정보의 저수지를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각자의 관심 대상이었던 것을 메모하고 또 메모해 이런 메모를 잘 비축하면 이 저수지로부터 새로운 것이 솟아날 것이다. 저마다의 정보의 저수지를 비축하고, 주기적으로 그 정보의 저수지를 대청소하면 누구보다 스마트한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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